쉬리
순전히 개인적인 기준이지만 한국영화는 '쉬리' 전/후로 나뉜다고 본다.
(이것은 물론 내가 그렇게 말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 한 말에 동의하는 바이다.)
현대의 영화세계로 완벽히 접어든 케이스로 국내에도 '블록버스터'라는 개념이 시작되었다.
영화의 스케일도 동년과 그 이전 작품들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하며,
영화에서 다루는 스토리도 첩보와 액션, 멜로까지 그야말로 '스케일이 크다' 라는 말이 어울렸다.
덕분에 등장하는 배우들, 전부 이전부터 연기활동을 꾸준히 했던
배우들이지만 (최민식, 송강호 등) 대중의 뇌리에 200% 남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말 그대로 현재까지 대한민국 영화계를 주름잡는 거물들이 되었다.
무려 총 관객수 600만을 넘기는 기염을 토한것만 봐도 이 영화가 얼마나 주목받았는지 알 수 있다.
2~30억이라는 제작비가 지금으로선 적게 느껴지고, 당시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저예산 수준의 영화지만 당시 이 정도 금액을 투입한 것을 보면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고,
흔히 말해 스크린 쿼터제 땜빵용 잡스런 영화들도 판치던 시절에 한국 영화의 점유율을
어마어마하게 높여준 커다란 기여를 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 평점
- 8.2 (1999.02.13 개봉)
- 감독
- 강제규
- 출연
- 한석규, 최민식, 송강호, 김윤진, 윤주상, 박용우, 박하, 조덕현, 박종문, 정진오, 김수로, 김상미, 남명렬, 최익준, 장현성, 황정민, 지대한, 윤희원, 정승우, 이국호, 김석주, 하덕성, 유하복, 정승우, 오상무
태양은 없다
'비트'에 영혼을 뺏긴 내가 김성수 감독의 후속작이다 보니 당연히 빠져든 영화.
영화적인 평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나에게 최고면 최고다.
'비트'는 소박한 꿈을 갖고 살아가는 청년들의 사랑과 우정을 비추다 결말은 다소
허무주의적인 요소가 있었다면, '태양은 없다'는 자칫 그 허무한 결말로 빠질 수 있는
비관적인 삶을 오히려 제목과는 반대되게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한다.
뭔가 묘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난 이 영화를 특히 좋아한다.
- 평점
- 7.8 (2024.03.13 개봉)
- 감독
- 김성수
- 출연
- 정우성, 이정재, 허진호, 장민정, 임상수, 노명철, 박기형, 이범수, 김영민, 최윤주, 김나희, 최선중, 권태원, 한상미, 박성욱, 김영호, 이관근, 이기열, 한고은, 이현승, 김정수, 이은영, 김태환, 문소연, 양형호, 류현경, 이봉규, 윤진호, 임창용, 박헌수, 박성웅, 박지훈
인정사정 볼 것 없다
90년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명세 감독의 명작 영화다.
특유의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로, 영화 자체의 만듦새는 '쉬리'보다 뛰어나다고 본다.
'쉬리'가 한국영화의 스케일의 저변을 확대한 작품이라면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기존 한국영화의 스케일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뛰어난 걸작이다.
이후로는 이명세 감독의 뛰어난 작품들은 나오진 않지만...
- 평점
- 8.1 (1999.07.31 개봉)
- 감독
- 이명세
- 출연
- 박중훈, 안성기, 장동건, 최지우, 도용구, 심철종, 박승호, 이원종, 기주봉, 이호성, 권용운, 송영창, 이혜은, 안재모, 박상면, 박길수, 김현아, 김종구, 권병길, 김희정, 오상무
주유소습격사건
호불호가 조금 갈리지만 대체로 평이 좋은 코미디 영화다.
친구들 넷이 모여 아무 이유없이 주유소를 터는 내용으로,
전개를 크게 벌리지만 하나하나 수습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개그&풍자 요소가 나름 괜찮았던 영화.
닉네임으로 등장인물의 이름을 정한것부터 이 시기 즈음 확 퍼진 PC통신과
밑도 끝도 없는 파격적인 전개가 젊은이들에게 어필된 신선했던 영화다.
내 마음의 풍금
늦깎이 초등학생 역할을 완벽하게 연기해낸 전도연과
학교 선생님역할로 나온 이병헌과의 사랑이야기, 60년대의 추억이야기이다
전도연은 2004년에 개봉한 '인어공주'도 그렇고 이 영화에서도
순수함을 표현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좋은 배우다.
더불어 아래 영화와 같은 완전히 다른 이미지의 역할까지도 소화하며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배우가 된 99년 한해다.
- 평점
- 8.8 (1999.03.27 개봉)
- 감독
- 이영재
- 출연
- 이미연, 이병헌, 전도연, 성예슬, 정민재, 김동수, 김일우, 이록현, 서동애, 김진경, 김영미, 정민정, 김경수, 김종결, 이정윤, 김성조, 김현정, 이다경, 김아름, 김은미, 조은숙, 장지희, 이유경, 오솔, 방선미, 김경호, 김인석, 이영후, 박광진, 정원석, 김재인, 이은영, 신신애, 서혜린, 이대연, 김선화, 송옥숙, 이인철, 최주봉, 전무송, 동방우, 권남희, 배인준, 이병기, 좌승엽, 김태우, 문하늘, 최승용, 이인, 오현철, 정성준, 황경욱, 최은영, 원덕희, 박준성, 김태진
해피엔드
치정극과 스릴러.
한국영화에서 잘 나오지 않던 소재를 꽤나 흥미있게 만들어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멜로영화부터 시작하여 두각을 드러내던 전도연은 99년말 이 영화까지 나오면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어마어마하게 넓혔다.
최민식 역시 쉬리에서의 모습과 대비되는 이 영화로 연기력 인정을 제대로 받게 된다.
스토리면에서도 몰입감이 상당한 치정스릴러로 흥행에서도 괜찮았던 영화.
텔미썸딩
헤피엔드와는 또 다른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범죄 스릴러물이다.
나름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괜찮은 흥미로운 영화이긴 했으나,
설명되지 않고 흐지부지 넘어간 장면들이 많아 왠지 미완성처럼 느껴진다.
러닝타임때문에 잘라낸 장면이 많다고 하는데, 그로 인해 영화가 너무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반전만큼은 괜찮아서 편집된 부분이 전부 들어간 감독판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탕웨이와 결혼하신 그 김태용 감독이 공동연출한 데뷔작.
여고괴담1의 명성을 업고 개봉했지만
그 호러의 정도가 좀 약했었는지 어쨌는지 딱히 입소문을 타지 못하고
안타깝게 묻혀버린 작품이다.
실제 영화의 내용도 호러보다는 슬픈 드라마에 가깝다.
그래서 더욱 재평가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 평점
- 8.5 (1999.12.24 개봉)
- 감독
- 김태용, 민규동
- 출연
- 김규리, 박예진, 이영진, 공효진, 김재인, 백종학, 맹봉학, 이현순, 정진각, 강은영, 오민애, 한승연, 채윤서, 한민, 김동화, 김서연, 강에스더, 구혜주, 전기광, 김산희, 김종국, 나미경, 나진수, 최준식, 신혜정
링 바이러스
일본 문화가 개방되고 당당히 일본영화를 리메이크한 링 한국판.
나름 현지화하는데에는 성공했다고 보는 편이지만
관객들은 링 원작과의 비교를 하게 되면서 (어둠의 경로로 일본판을 이미 다 본 상태)
평은 박하게 받았다.
아이러니 한 것은 이 리메이크판은 흥행성적이 어느정도 나쁘지 않았으나,
같은 해에 뒤늦게 개봉한 일본판은 흥행에 참패했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이상의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새롭게 해석하고 스릴러 장르를 첨가한 소설 원작의 영화다.
야심차게 만들었지만 워낙에 복잡한 시를 새롭게 해석한 소설의 복잡함을
영화에 전부 담기가 어려웠던 영화다.
CG도 당시 기술력으로 할만큼 했겠지만 관객들의 눈을 만족시키기엔
내용면으로나 비주얼면에서나 부족하기는 했다.
- 평점
- 7.1 (1999.05.01 개봉)
- 감독
- 유상욱
- 출연
- 김태우, 신은경, 이민우, 신성호, 권병준, 박호산, 김재권, 김명중, 전해룡, 김주섭, 장기백, 허재호, 이준성, 이찬, 김형범, 김우성, 허재호
간첩 리철진
새롭게 급부상하게 되는 '장진' 감독의 초기작.
'주유소습격사건'을 비롯해 '유오성' 배우의 코믹한 연기를 볼 수 있다.
장진 감독 특유의 연출이 돋보이는 코미디 영화.
- 평점
- 7.7 (1999.05.15 개봉)
- 감독
- 장진
- 출연
- 유오성, 박인환, 박진희, 정영숙, 신하균, 정규수, 이문식, 임원희, 정재영, 이기열, 박병택, 허기호, 박용수, 조선묵, 이승준
노랑머리
나름 당시엔 파격적이다보니 언급이 많이 되었던 영화지만 내용적으로 재미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주인공 '이재은'은 아역 배우 이미지 탈피를 위한 과감한 시도로 당시엔 알려졌지만
후에 경제적인 이유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일하게 괜찮은건 '이재은'의 연기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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