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미야케 쇼
출연 : 에모토 타스구, 이시바시 시즈카, 소메타니 쇼타
장르 : 로맨스, 드라마
네이버평점 : 7.70 / 10
다음평점 : - / -
왓챠피디아 : 3.4 / 5
레터박스 : 3.7 / 5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야케 쇼' 감독의 2020년 국내 개봉한 장편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하코다테를 배경으로 세 젊은이를 통해 청춘의 한자락을 비추는 눅눅한 여름날같은 영화다.
주인공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아무래도 좋잖아'라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는다.
별 일 아닌데도 무단으로 아르바이트에 결근하고 연인처럼 발전하는 관계인
'사치코'의 남자관계에도 아무렴 어떠냐는 식이고 좀 더 성의 있게 말해달라는 사치코에게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라는게 고작인 녀석이다.
영화를 집중해서 보고 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세 명의 관계에서 생기는 묘한 기류를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얼른 눈치채내겠지만
나는 이런것에 좀 모자라서인지 라스트 씬이 나올때까지 거의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서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돌려보았고,
그 무미건조한 대화들, 아무렇지 않게 흘려넘어갈만한 말들이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의 감정에
조그만한 파도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보게 된 라스트신의
복잡해보이는 사치코의 표정연기가 이 영화의 대단원이자 클라이막스다.
아무래도 좋다며 쿨한 척하던 녀석은 사실 아무래도 좋지 않았고
질척이는 관계가 싫다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관계에 질척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방해가 되지 않느냐며 묻던 친구는 그 사이의 틈새에서
더 적극적으로 자리를 잡아나갔다.
대사가 많지만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영화를 다시 보고 나니 이 세사람은 한 편으로는 또 늘 솔직했었나보다.
라스트 신에서 '이사바시 시즈카'의 대사 한 줄 없이 어쩔 줄 모르며
울상인 듯 곤란한 듯 혹은 기쁜듯한 미묘한 표정연기가 끝나고 스탭롤이 오르고 나면
남겨지는 여운은 여름의 끝자락의 향기처럼 청춘의 한 페이지가 흘러지나가게 된다.
청춘은 흘러가고나면 기억하려 애써도 기억나지 않는 향기처럼 그렇게 흘러가버리게 된다.
병원 특유의 이 냄새가 견딜 수 없어서
셋이 지내던 집과 거리의 냄새를 떠올리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절제된 대사들과 감정표현들이 영화를 더욱 아련하게 만든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꽤 오랫동안 기억될만한 영화다.
- 평점
- 7.6 (2020.04.16 개봉)
- 감독
- 미야케 쇼
- 출연
- 에모토 타스쿠, 이시바시 시즈카, 소메타니 쇼타, 아다치 토모미츠, 와타나베 마키코, 하기와라 마사토, 미즈마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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